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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예술!

예술학17) AI와 창작성: 인간 창의성과 기계 창의성의 경계

by taeyimoney 2025. 10. 30.

현대 예술에서 ‘창작성(creativity)’은 예술적 논의의 중심이다.
창작성은 단순한 기술적 능력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 경험, 상상력, 독창적 사고가 결합한 결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AI의 등장으로 창작성의 정의와 범위는 근본적으로 재검토되고 있다.
AI가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며, 시를 쓰는 상황에서 우리는 묻게 된다.
“AI가 만든 작품은 창작물인가?” “창의성의 핵심은 인간적 감정과 의도인가, 아니면 결과물 자체인가?”

1. 인간 창의성과 AI 창의성의 차이
인간 창의성은 주관적 경험과 감정, 문화적 맥락에서 비롯된다. 예술가는 자신의 삶, 기억, 감정을 바탕으로 작품을 구상하며,
이를 통해 관람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의미와 감정을 전달한다. 반면, AI는 과거 데이터를 학습하고 패턴을 인식하여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낸다. AI는 감정을 느끼거나 경험하지 못하지만,
수천, 수만 점의 작품에서 추출한 패턴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패턴 인식과 의미 부여 능력이 뛰어나서, AI가 만든 작품을 보더라도 감정을 느끼고 몰입할 수 있다.
즉, AI는 ‘감정을 가진 창작자’가 아니더라도, 관람자의 경험 속에서

결과적으로 인간적 창의성의 연장처럼 인식될 수 있다.

2. AI 작품의 사례와 창의성 평가
대표적인 사례로는 Obvious Collective의 AI 초상화 ‘Edmond de Belamy’가 있다.
이 작품은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을 활용하여 생성되었으며, 프랑스 경매에서 상당한 가격에 판매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인간 초상화의 스타일과 패턴을 학습한 결과물로, 관람자는 이를 보고 감탄과 몰입, 심지어 감정적 연결을 경험했다.

하지만 예술학적 관점에서 보면, AI는 창작 의도를 갖지 않는다.

즉, 작품이 전달하는 감정과 의미는 관람자가 부여한 것이다. 이때 창의성은 인간과 AI 사이의 상호작용적 경험에서 발생한다.
AI가 만든 결과물 + 인간의 감정적 해석 = 창작 경험의 완성. 따라서 창작성의 경계는 ‘누가 창작했는가?’에서 ‘누가 경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가?’로 이동한다.

3. 창작성의 심리학적 메커니즘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새로운 형태, 색상, 패턴에서 예상치 못한 자극을 경험할 때 창의적 흥분을 느낀다.
AI는 방대한 데이터와 계산 능력을 활용해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조합을 제안한다.
관람자는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을 경험하며 놀라움과 호기심, 몰입을 느낀다.

또한, 인간의 창의성은 제약과 선택 속에서 발현된다. AI가 다양한 시각적, 음악적 조합을 제시하면,
인간은 그중 일부를 선택, 변형, 재배치하며 새로운 의미를 창조한다.
즉, AI는 인간의 창작 과정에서 영감 제공자 역할을 하면서, 인간은 감정과 의도, 문화적 맥락을 부여하여 결과물을 완성한다.

4. 인간-AI 협업의 현대 예술 사례
현대 예술에서는 AI와 인간의 협업 작품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Refik Anadol: 데이터를 시각화한 설치미술로, AI가 학습한 환경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품이 실시간 변화한다.
관람자는 작품 속 변화에 따라 감정과 몰입 경험을 느끼며,
AI의 계산적 조형과 인간적 해석이 결합된 새로운 창작 경험을 한다.
AIVA: AI 작곡 프로그램으로, 클래식 음악을 작곡하고, 인간 작곡가가 편곡하거나 연주한다.
관람자와 연주자는 AI의 독창적 조합을 인간적 감정과 연결하며,
AI의 창작성과 인간적 감수성이 상호작용을 한다.

이러한 사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점은, AI 작품이 자율적 창작물처럼 보여도,
실질적인 의미와 감정적 가치 부여는 인간에 의해 완성된다는 것이다.

5. 예술학적 논의: 창작성 경계 재정의
AI와 창작을 논의하는 현대 예술학은 창작성의 정의를 재정립한다.

전통적 정의에서는 창작자의 감정과 의도가 중요했지만,
현대에서는 결과물 + 관람자의 경험 + 기술적 과정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창작성 개념이 등장한다.

즉, 창작성은 더 이상 인간만의 독점적 능력이 아니다. AI는 인간 창의성의 도구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파트너다.
하지만 핵심은 여전히 인간적 의미와 감정이다.
AI가 만들어낸 패턴은, 인간이 감정과 맥락을 부여할 때 예술적 창작으로 완성된다.

관람자의 경험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변화가 생긴다. AI 작품을 감상하며 관람자는 단순한 수동적 경험이 아니라,
선택, 해석, 감정 부여를 통해 능동적 창작자가 된다.
이 과정에서 창작성의 주체와 경계는 모호해지고, 인간과 기계, 관람자와 작품이 함께 창작하는 공동 창작적 경험이 형성된다.

6.인간과 AI의 창작성 공존
AI가 예술 창작에 참여하는 시대, 우리는 창작성의 경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핵심은 인간과 AI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는 관계라는 점이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생성하여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인간은 감정, 문화적 맥락, 의도와 의미를 작품에 부여하며,관람자는 경험 속에서 이를 해석하고 감정적 가치를 창조한다.

결국, 현대 예술에서 창작성은 단순히 창작자의 능력을 넘어,
기술, 경험, 감정, 관람자의 해석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개념이 된다.
AI와 인간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창작 과정에 이바지하며,
그 공존과 상호작용 속에서 새로운 예술적 경험과 의미가 탄생한다.

미래의 예술은 AI와 인간이 함께 만들어가는 협업적 창작의 장이며,
창의성과 감정, 기술과 의미가 조화를 이루는 경험으로 발전할 것이다.
관람자는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AI와 인간 창작성의 연결 고리가 되어,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인간의-창작성과-인공지능의-창작성-관계에따른-혼란의-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