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어떤 형태의 미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 누군가는 따뜻하고 질감 있는 것들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선명한 색과 대담한 형태에 끌린다.
같은 장면을 보아도 어떤 사람은 “정말 예쁘다”라고 감탄하지만, 어떤 사람은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때 가 있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미적 취향이 단순히 타고난 것이 아니라 매우 복합적인 경험의 총합으로 형성된다는 점이다.
나만의 미적 취향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발견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를 깊게 들여다 보는 글이 될 것 이다.
1. 취향은 ‘감각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대부분 감각을 통해 입력된 기억 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보통 어린 시절 보았던 풍경의 색감, 집안에서 자주 보던 패턴, 좋아하던 인물의 분위기·스타일, 즐겨 듣던 음악과 연결된 장면
이들은 모두 무의식 속에서 감정적 단서로 남는다.
예를 들어, 유년기의 자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은 녹색·황토색 계열의 안정감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지만
반면 도시적 환경에서 성장했다면 차갑고 직선적인 형태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취향의 일차적 토대는 바로 이 감각의 기억이며, 이를 떠올릴 수 있다면 나의 취향의 지도를 명확히 그릴 수 있을 것이다.
2. 미적 취향은 ‘좋았던 경험의 총합’이다
우리는 좋은 경험과 감각을 연결해 저장한다.
따뜻한 햇살이 들던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 인상 깊었던 전시회, 감동적인 장면에서 흐르던 음악.
이 경험들은 모두 뇌 속에서 하나의 미적 기준으로 축적된다.
그래서 누군가가 특정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그 스타일이 나를 좋은 감정으로 데려가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결국 취향은 “기억 + 감정 + 경험”이 반복되며 강화된 개인의 정서적 패턴이다.
3. 취향에는 ‘돌연한 끌림’도 존재한다
취향은 모두 기억 기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설명할 수 없는 끌림도 취향의 일부이며 다음과 같은 요소가 작용한다.
-시각적 리듬
-색채의 조화도
-형태의 긴장감
-개인의 감정 리듬과 맞물림
이는 우리가 작품을 보며 “이건 그냥 좋다”라고 느끼는 순간에 나타나기도 하고 이 감정은 의식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인간의 감각 시스템이 매우 복합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돌연한 끌림은 종종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는 출발점이 된다.
4. 취향은 ‘탐구할수록 선명해진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이 모호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취향은 탐구할수록 예리해지고 정교해진다.
취향을 선명하게 만드는 구체적 방법들:
1.좋아하는 이미지 100장 모으기
– 저장해두고 공통점을 분석하면 감각의 패턴이 드러난다.
2.싫어하는 감각을 명확히 하기
– 무엇이 불편했는지를 기록해 보면 ‘미적 경계’가 보인다.
3.전시회·카페·매장 등에서 감각적 대응 기록하기
– 색, 질감, 냄새, 조도 등에서 어떤 것에 반응하는지 스스로 관찰.
4.감정 상태와 감각적 선호 연결하기
– 기분 좋을 때 끌리는 것과 우울할 때 끌리는 것이 다르다.
취향은 관찰할수록 명확해진다. 그리고 강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끊임없이 감각을 기록하고 자신의 반응을 분석한다.
5. 취향은 ‘환경과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우리가 어떤 것을 예쁘다고 느끼는 기준은 절대 독립적이지 않으며 다음과 같은 요소가 취향을 크게 흔든다.
-시대적 미학
-SNS에서 반복 노출되는 이미지
-지역적 생활 양식
-친구나 가족의 취향
-소비 패턴과 브랜드 경험
예를 들어, 미니멀리즘이 유행할 때 우리는 쓸데없이 많은 장식이 있어 보이는 디자인을 피하게 되기도 했었다.
반대로 Y2K 스타일이 복귀하는 시기에는 강렬한 색채가 다시 “예쁘다”라고 느껴진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유행은 취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미적 감각의 표면만 흔든다는 것이다.
진짜 취향은 오랫동안 유지되는 감정적 기준에 가깝다.
그리고 그것을 찾은 후에는 깊은 안정감을 가질 때도 있다.
6. 취향은 ‘정체성’과 함께 성장한다
취향이란 결국 “나는 누구인가”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다. 내가 어떤 감정을 자주 느끼는지, 어떤 공간에서 안정감을 찾는지, 무엇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지, 무엇을 통해 ‘나다움’을 느끼는지
우리가 취향을 찾는 과정은 곧 나의 내면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취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과거엔 강렬한 패턴을 좋아했다가, 어느 순간 단순한 구조가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 삶의 리듬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취향은 내 삶의 페이스를 반영하는 정서적 지문이다.
7. 나만의 취향을 발견한다는 것의 의미
우리가 취향을 찾는다는 것은 결국 다음을 의미한다.
-내 감정이 어디에 머무는지 이해한다는 것
-나에게 필요한 감정 에너지를 파악한다는 것
-무의식적인 감정 언어를 해석한다는 것
-삶의 리듬과 감정의 페이스를 조율한다는 것
-그리고 결국, ‘나답다’라는 안정감을 얻는 것
취향은 개인성의 가장 순수한 형태이며,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은 자기 삶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
취향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는 것’
우리는 모두 이미 취향을 품고 살아간다. 다만 그것이 선명하게 보이느냐, 흐릿하게 보이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취향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과 경험 속에서 조금씩 형태를 갖춘다.
당신이 어떤 풍경을 오래 바라보고, 어떤 향기를 좋아하며, 어떤 음악에 마음이 기울고, 어떤 디자인에 편안함을 느꼈는지.
그 감정적 방향성이 모여 결국 ‘나만의 미적 감각’이라는 하나의 세계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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